디지털 드로잉 배우기 - 얼굴과 포즈 그리기

손과 눈을 그려보았다면 이제는 얼굴과 포즈를 세부적으로 묘사하는 방법을 배워 볼 차례입니다. 연령대에 맞는 얼굴형과 표현하고자 하는 몸동작을 세밀하게 그리고 난 후 눈과 손을 더해준다면 생동감 넘치는 그림을 완성시킬 수 있습니다. 얼굴과 포즈를 그릴 때는 선을 잘 그리면 됩니다. 여담이지만 색연필 드로잉을 배운 적이 있었는데 막 시작했을 때 제일 먼저 배웠던 것이 선긋기 연습이었습니다. 디지털 드로잉을 처음 접했을 때도 선 긋기 연습을 먼저 했었습니다. 저의 경험들을 토대로 드로잉의 기초는 바로 선 긋기라는 걸 다시금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림 배우는 것을 망설이는 분들이 계신다면 우선 스케치북을 꺼내 들어 선 긋기 연습을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선 긋기 연습을 열심히 한다면 원도 손쉽게 그릴 수 있을 겁니다. 실은 원을 잘 그려야 예쁜 얼굴형을 그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얼굴을 그리기 위해서 원 그리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 이유와 방법들을 알려드리면서 연령대별 얼굴 그리기와 다양한 포즈 그리기 등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원 그리는 연습이 필요한 이유와 원 그리는 방법 

앞서 구도를 잡기 위해서 그리려는 부분들을 덩어리로 그려왔습니다. 하지만 얼굴을 그릴 때는 눈, 코, 입, 귀를 그려줘야 하는데 정확한 비율에 맞추려면 원을 그리는 밑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연령대별 얼굴을 그릴 때 미리 그려놓은 원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사람은 점점 나이가 들면서 턱이 발달되는데, 연령대 별로 달라지는 얼굴형을 원의 반지름 길이를 사용하여 그릴 수가 있기에 원 그리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원 그리는 방법은 먼저 정사각형을 그립니다. 정사각형이 사등분이 될 수 있도록 십자가 모양으로 그려줍니다. 그리고 사등분으로 나누어진 각각의 작은 정사각형 안을 전체가 원이 되도록 둥글게 그려줍니다. 정사각형을 먼저 그려놓고 원 그리는 연습을 하다 보면 나중에는 감각이 길러져서 밑그림 없이도 원을 바로 그릴 수 있을 겁니다.

 

2. 연령대 별 얼굴 그리는 방법

연령대 별 얼굴은 하관이 점차적으로 발달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유아,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성인으로 크게 네 분류로 연령대를 나누어 얼굴을 그릴 수 있습니다. 연령대 별 얼굴 그리는 방법은 먼저 원을 그려야 하는데 이것은 원의 반지름 길이를 활용하여 하관의 길이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아 (2등신 캐릭터) 얼굴형 그리는 방법은 원을 그리고 난 후 정확히 4등분이 되도록 가로와 세로선을 교차하여 그려줍니다. 여기까지가 모든 얼굴형을 그리기 위한 기초 작업되겠습니다. 교차한 점에서부터 원의 맨 아래까지가 원의 반지름에 해당이 되는데, 반지름의 2/3 지점에다 표시를 해줍니다. 표시한 부분이 턱의 끝 선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앞서 그어놓은 가로선에서 턱 끝선까지 자연스럽게 이어 그리면 유아 얼굴형이 나오게 됩니다. 2등신 캐릭터를 그릴 때도 동일한 방법으로 그려주면 됩니다.

초등학생 얼굴형 그리는 방법은 유아 얼굴형 그리기에서 언급했던 기초 작업을 한 후 원의 맨 아래 부분에다 표시를 해줍니다. 앞서 그린 유아 얼굴형에서 턱이 아주 조금 더 길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로선에서 턱 끝선까지 선을 이어 그리면 완성입니다.

중/고등학생 얼굴형 그리는 방법은 기초 작업을 한 후 원의 맨 아래 부분에서부터 반지름 길이의 1/2을 더 내려가 표시를 해줍니다. 앞서 그려놓은 가로선에서 표시한 지점까지 이어지도록 그려주면 완성입니다.

성인 얼굴형 그리는 방법은 기초 작업을 모두 한 후 원의 맨 아래 부분에서 부터 반지름 길이만큼 한번 더 내려가 선을 그어주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가로선에서 선까지 이어지도록 그리면 얼굴형이 완성됩니다.

모든 연령대의 얼굴형을 하관 길이에 따라 그릴 수 있단 걸 알 수 있는데, 만약 동그란 얼굴, 긴 얼굴, 각진 얼굴 등을 그리고 싶다면 마지막에 가로선에서 표시해 둔 턱 부분까지 선을 이어 그릴 때 원하는 모양에 따라 그려주면 됩니다. 

 

연령대 별 얼굴 그리기

 

3. 얼굴 정면과 측면 그리고 난 후 이목구비 넣기

앞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연령대를 하나 선택하여 그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얼굴을 그렸을 때 이목구비가 대략적으로 어디에 위치하는지도 알려드리면서 정면과 측면을 모두 그려보겠습니다.

얼굴 정면 그리는 방법과 이목구비 넣는 방법을 중/고등학생 얼굴형 기준으로 해서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얼굴 정면을 그리는 방법은 원을 그리고 사등분이 되도록 선을 긋는 기초작업을 한 후 그리려는 연령대의 턱 위치를 잡아줍니다. 가로선에서부터 표시해 둔 턱 부분까지 선으로 그어 자연스러운 얼굴형이 되도록 해줍니다. 이목구비 중 눈과 귀는 가로선에 맞게, 코와 입은 세로선에 맞게 그려집니다.

눈을 그리는 방법은 가로선 기준으로 위아래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가로 선을 하나씩 더 그려줍니다. 그리고 중간 지점에서 일정한 간격으로 세로선 두 개를 그어주는데, 세로 선과 선 사이의 폭이 좁거나 넓어짐에 따라 미간이 좁아지거나 넓어지는 모습으로 그림이 그려집니다. 이 부분을 참고하여 세로 선을 그려주고 난 후 만들어진 공간에 눈을 그려주면 됩니다.

그리고 기초작업 시 그려놓았던 가로 선의 끝 점이 시작점이 되므로 아래 방향으로 귀를 그려주면 됩니다. 

코를 그리는 방법은 원하는 코 길이에 따라 응용하여 그릴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 중/고등학생 얼굴형을 그리게 되었는데, 원 중심에서 아래의 반지름 길이 2/3 되는 지점에다 코를 그렸습니다. 조금 더 짧은 코를 원한다면 반지름 길이의 1/2 되는 지점에다 그리면 될 것 같습니다. 코를 그릴 때는 앞서 그어놓았던 세로 선에 맞추어 그리면 됩니다. 코를 그리고 난 후 코와 턱 중간 지점에다 그리면 자연스럽게 그릴 수 있으나, 원하는 이목구비가 있다면 비율을 다르게 하여 그려도 좋습니다. 입을 그릴 때도 마찬가지로 앞서 그어놓았던 세로선에 맞추어 그리면 됩니다.

 

얼굴 측면을 그리는 방법은 원을 그려주고 위아래 부분이 정확히 나뉘도록 가로선을 그어줍니다. 그리려는 연령대의 턱 위치를 표시해 줍니다. 그려놓은 원의 반지름 길이만큼 아래로 더 내려가 목선을 그려줍니다. 턱선을 원의 중심으로 향하는 느낌으로 올려 그려줍니다. 각 이목구비를 가로선에 맞춰 그려줍니다. 처음 그려놓았던 가로선에 눈을 맞춰 그려줍니다.

눈 그릴 때 크기를 비롯하여 왼쪽, 오른쪽 이동을 자유롭게 조절하여 그리면 됩니다. 

귀를 그리는 방법은 원의 중심에서 시작하여 처음 그려놓았던 가로선에 맞춰 아래로 그려줍니다. 가로선 상에 귀와 눈이 나란히 있도록 그려주면 좋습니다. 처음 그려놓은 가로선 왼쪽 끝 점에서 콧대가 시작하도록 그립니다. 이때 선이 바로 나가는 것보단 약간 안으로 선을 그려주었다가 밖으로 선을 그려주면 훨씬 자연스러운 코를 그릴 수 있습니다. 코 끝은 원 아래 반지름 길이의 1/2 되는 지점에서 마무리해 주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입은 코와 턱 중간 지점에 그리면 되겠습니다. 측면의 입을 그릴 땐 입술의 도톰한 부분까지 세밀하게 그려주면 조금 더 완성도 높은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입술을 그린 후 턱까지 선을 이어주고 난 후 턱이 약간 도드라지게 그려주면 좋습니다. 

 

 

얼굴 정면과 측면 그리기

 

 

4. 다양한 포즈 그리는 방법

얼굴을 그리고 눈, 코, 입을 그려 감정을 표현했다면, 다양한 몸동작을 통하여 감정을 더욱 부각할 수 있습니다. 손 그리는 방법을 먼저 배워보았는데, 손동작에 어울리는 다양한 포즈를 그려보도록 하겠습니다. 포즈 그리는 방법은 먼저 어깨 위치와 눈 방향을 각각 선으로 그려주면 됩니다. 

먼저 왼편 어깨를 올리고 왼편 아래로 비스듬히 내려보는 포즈를 그리는 방법은 왼편에서 오른편으로 비스듬히 내려가게 선을 그어줍니다. 왼편 어깨 쪽으로 내려다볼 경우 오른편 얼굴이 조금 더 부각이 되면서 왼편 얼굴은 어깨와 더욱 가까워집니다. 왼편에서 오른편으로 점점 올라가도록 선을 그어줍니다.

두 선에 맞춰 얼굴과 몸을 그리는 경우는 얼굴이 어깨에 맞닿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미리 그려놓은 두 선 중앙에 거의 턱이 위치하게 됩니다. 턱 위치를 잡은 후 얼굴형을 그리고, 눈 방향으로 그려놓은 선에 맞춰 눈을 그리고 코와 입을 모두 그려줍니다. 그리고 어깨 부분 선에 맞춰 몸동작을 그려줍니다.

두 선을 잘 잡아준다면 어깨를 약간 올린 상태에서 먼 곳을 응시하는 포즈, 몸을 돌려 옆을 보는 포즈, 어깨에 얼굴을 맞대어 눈감는 포즈 등 다양하게 그릴 수 있겠습니다. 다양한 포즈를 그리고 난 후 눈, 코, 입을 그려 넣어주면 그림이 생기 있게 움직이는 느낌이 납니다. 

 

다양한 포즈 그리기

 

5. 얼굴과 포즈들을 그리면서 느낀 점 

역시나 좋아하는 것만 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고 경험의 힘은 정말 강하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학교 다닐 때 수학과 거리 두기를 했었던 저인데 가장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를 하면서 반지름, 비율 등 반갑지 않은 용어를 만나게 되니, 마음이 가서 배웠든 의무적으로 배웠든 배움이란 것은 어디서든 유용하게 쓰인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맨 처음 언급했던 색연필 드로잉 또한 배웠던 경험이 없었더라면 선긋기의 중요성을 이렇게까지 느끼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좋았던 경험도 안 좋았던 경험도 인생에 영향을 주므로 넘치지 않는 마음의 선에서 삼켜내 성장을 해나가면 좋겠다고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얼굴과 포즈를 그리면서 또 한 가지 느낀 점이 있습니다. 얼굴형을 그린다고 반지름을 계산하여 비율이라는 정확한 답에 맞춰 그렸는데, 결국 눈과 입과 같은 감정들을 넣어주면 정답이란 게 없어지는 것이 그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정답이 없기에 그림 그리는 게 쉽고 재밌는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이 모든 분들께서도 그림 그리면서 마음이 편해지시길 바랍니다.